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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년 우수멘토 후기] '우리였기에 가능했고, 함께였기에 의미 있었던 시간' -안혜란

관리자 | 2016.04.25 15:31 | 조회 1798

     '우리'였기에 가능했고, '함께'였기에 의미 있었던 시간


                                                                                                             서울여자대학교 안혜란



공부의 신 프로젝트, 너는 내 운명


 대학 내 입학사정단 재학생 멘토링단 슈가멘토로 활동하고 있던 나.

2015년 2학기 시작과 동시에 입학사정관님께서 나를 부르셨다.


 “혜란아 공부의 신이라는 프로젝트가 있는데, 괜찮은 프로그램인 것 같아. 한 번 지원해보지 않을래?”
이미 대학에 입학한 후 신입생 때부터 많은 멘토링 프로그램에서 멘토 활동을 해오고 있던 나는,

지금 하고 있는 멘토링 프로그램들이 많은데 굳이 또 비슷한 프로그램을 해야 되나 라는 생각이 들었고,

사정관 선생님 말씀을 웃으면서 넘겼다.


 그 날 오후 고등학교 동창들을 만났다. 실컷 웃고 떠들며 놀다 집으로 돌아가는 길,

갑자기 한 친구가 내게 “혜란아 이번에 공부의 신이라는 프로젝트 모집 글 떴더라?

너 멘토링 경험 많으니까, 이 활동도 해보면 좋을 것 같은데”라며 넌지시 추천해주었다.

 

 오전에도, 오후에도, 하루에 두 번씩이나 동일한 프로그램에 대해서 추천을 받다니.

이건 분명 ‘해야 될’, ‘딱 내게 어울리는’ 프로그램이니까 다른 사람들이 이렇게 날 생각해주지 않았을까라는 생각에,

집에 돌아오자마자 지원서를 작성하기 시작했다. 결과적으로 멘토로 합격할 수 있었고,

두근거리는 마음으로 공부의 신 프로젝트를 시작하게 되었다.



소처럼, 열심히


 기대하던 멘티 배정의 날. 어떤 친구가 내 멘티가 될까, 내 멘티에게 도움이 될 수 있는 멘토가 되어야 할 텐데.

기대 반, 설렘 반으로 하루 종일 마음이 콩밭에 가있었다. 오프라인 활동이 아닌 온라인으로 진행되는 멘토링이기는

하지만, 많이 친해지고 나면 오프라인에서 만나 대학교 탐방도 시켜주고, 맛있는 것도 먹으러 다니고,

가족처럼 챙겨주고 싶은 마음이 컸다. 그러던 중 멘토 멘티 확정 연락을 받고 배정된 멘티를 확인하는 순간,

살짝 떨떠름했다. 전라도 광주에 사는, 중학교 2학년 친구였다.

 

 함께 공부의 신 프로젝트에 합격한 주변 지인들의 멘티는 모두 서울 혹은 학교 근처에 사는,

그것도 ‘고등학생’ 친구들을 배정받아 ‘친구처럼 대하기 편할 것 같다’, ‘친해지면 만날 수도 있을 것 같아서

기쁘다’는 둥, ‘얼마 지나지 않은 본인의 입시 얘기만으로도 할 얘기가 넘친다’는 둥의 얘기가 오가는데,

나는 만나기에도 애매하고, 고등학교 입시를 알려주기에도 애매하고, 그렇다고 하염없이 많이 놀아두라고

말하기에도 애매한 나이의 친구라니. 지금껏 다양한 멘토링 활동을 해오면서 중학생 친구들도 많이 만났었는데,

공부의 신 프로젝트에 맞는 멘토링을 잘 진행할 수 있을지 의문이 들기 시작했다. 하지만 바로 생각을 고쳐먹었다.


‘거리, 나이 따위가 뭐 그리 중요하겠어. 평소처럼, 충분히 잘할 수 있어!’



사람과 사람 사이의 필수템, 자기소개하기

      
 


-‘첫인상이 제일 중요하다’
 내가 늘 마음에 새기고 지니고 다니는 말이다.

얼굴도, 무엇을 좋아하는지도 모르고 아는 거라곤 고작 이름과 나이 정도뿐인 멘티가 멘토인 나도 어색한데,

멘티에게 멘토인 나도 얼마나 어색하게 느껴질까. 그런 지금 가장 좋은 방법은 나만의 개성을 살린 자기소개를

해주는 것이라 생각되었다. 언제든 사람 마음을 설레게 할 수 있는 ‘편지’가 떠올랐고, 편지를 쓰듯 자기소개서를

만들어보았다. 이름, 나이, 소속, 무엇을 좋아하는지, 요즘 관심사가 무엇인지 기본적인 사항을 쓰는 것은 물론,

얼굴을 모르는 멘티를 위해 사진도 여러 장 찍어서 함께 첨부했다.



      



  더불어 멘티에게 어떤 멘토가 되겠다는 다짐과 함께, 멘티에게 기본적으로 어떤 부분들을 부탁하는지도 적었다.

자기소개하는 가정에서 무슨 멘티에게 부탁까지하나 싶을 수 있을 것이다. 허나, 멘티에게 부탁하는 것은

지켜지지 않을 것들이나 어렵고 무거운 내용의 것들이 아니다. 면대면으로 진행되는 멘토링이 아니기 때문에,

규칙적으로 언제 멘토링을 진행하면 좋을지를 정하고, 그 시간을 항상 엄수해주었으면 좋겠다는 것,

그리고 서로가 멘토링을 하는 동안 정하는 규칙이나 간단한 과제(데일리 노트 작성, 시험 기간에 정해진 만큼의

공부하고 나서 인증샷 보내주기 등등)들은 성실히 수행하고 기한 엄수해주기 등의 소소한 약속들이다.
 

 열심히 작성한 자기소개서를 멘티에게 보냈다. 노력하는 내 모습이 보였던 것일까.

생각지도 못한 답장을 받을 수 있었다.


  
 


 본인이 좋아하는 것이 무엇인지, 본인이 이 활동을 하면서 어떤 얘기들을 주고받고 싶은지,

멘토에게 바라는 점 등을 써서 나와 같은 자기소개서를 만들어 보내주었다. 시작이 좋다.

예전부터 알고 지낸 언니 동생 같은 느낌이랄까. 앞으로의 멘토링이 너무나도 기대된다.



일방적인 멘토링 NO! 주고받는 멘토링 YES!


 멘티가 중학교 2학년이다 보니 대학입시보다는 ‘공부하는 방법’에 대해서 더 궁금해했다.

내가 중학생일 때 어떻게 공부했는지를 막 쏟아내기보다는, 멘티가 특히 부족한 부분이 무엇인지,

구체적으로 어떤 것들이 궁금한지를 먼저 물어보았다. 수학은 좋아하고 곧잘 해내는 반면,

영어 공부에 대해 부담을 느끼고 있었다. 그리고 영어단어를 외우고 나면 바로 까먹어버린다는 것이다.

그래서 내어놓은 공부 방법, ‘지루하지 않은, 나만의 단어장 만들기’.
  

 못 쓰는 노트나 이면지를 이용해서 외우고자하는 단어를 한 쪽 면에 쓰고,

다른 한 면에는 머릿속에 오랫동안 남길 수 있는 나만의 그림을 함께 그려 외워보는 것이 어떻겠냐고 제안했다.

그리고 30분에서 1시간가량의 단어외우는 시간을 따로 할애해서 단어암기를 하는 것이 아닌,

주머니에 넣어 다닐 수 있는 정도의 사이즈로 만들어서 자투리 시간에 외우기를 권유했다.

 

 새로운 암기 방식에 대해 멘티는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고, 수긍하고 대답하는 것으로 끝나는 것이 아닌,

일상에서 바로 실천하는 모습까지 인증샷으로 남겨 매일매일 카카오톡으로 남겨주었다.



기록은 일상


 공부방법이 완전히 자리 잡지 못한 멘티 가연이를 위해 선택한 멘토링 방법은 ‘데일리 노트 작성’이었다.

중고생시절, 그리고 공부 방법을 다시 다잡아보겠다고 마음먹었던 재수생활 때도 항상 내 손을 떠나지 않았던 것,

데일리 노트였다. 실제로 데일리 노트 작성은 내 공부 습관을 바로 잡고 성적을 올리는데

굉장한 효과를 보여준 녀석이었다.
 

 데일리 노트 작성에 대해 처음 들어본 가연이는 신기해했다. 처음 데일리 노트를 작성해보는 가연이가

부담을 느끼지 않도록 맨 위에는 본인의 목표나 좌우명을 쓰도록 했고, 아주 세밀하게 기록하지 않더라도

매일매일 무엇을 할지, 어떤 공부를 할 것인지(한 과목만 파지않고, 여러 과목을 조금씩 두루두루

예습 복습하기를 권장했다. 그 날의 컨디션에 따라 과목쏠림현상이 생기면 다른 과목에 대한 흥미가 떨어지거나,

특정 과목에만 편중되어 공부하는 습관이 생기기 때문이다.), 공부한 분량기록과 하루를 되돌아보고

잘한 것은 잘했고, 못한 것은 못했다고 평가하는 것을 기록하도록 했다.
 
 시간이 지나면서 데일리 노트 작성에 익숙해진 후에는, 본인이 공부하면서 어렵다고 생각되었던 유형,

잘 안 풀리는 문제를 ‘오답노트’를 만들어서 기록하게 만들었다. 수학이라면 풀이과정을, 국어 혹은 영어라면

해석과 왜 그런 답이 나오는지를 세밀하게 작성하기를 권했다. 그리고 평소에 이런 식으로 작성한 오답노트는

시험 직전에 ‘액기스 노트‘로 활용하게 만들었고, 실제로 시험 직전에 보고 시험지를 받았을 때 그 유형의 문제가

나와서 신기했고 잘 풀 수 있었다는 가연이의 신난 목소리도 들을 수 있었다.


  

       


                   (왼쪽_매일 작성하고 피드백 받았던 데일리노트 / 오른쪽_오답노트의 일부)



 더불어, 멘토 역시 ‘멘티와 함께하는 멘토표 데일리 노트’를 작성했다.

가연이와 나눴던 대화들 속에서 가연이가 궁금해했던 점, 가연이가 일상적인 얘기지만

본인이 생각하기에 뿌듯하다고 느꼈던 점, 본인의 목표, 과제(멘토링 시작 단계에서는

그 다음 멘토링 전까지 무엇을 할지를 정했었다. 예를 들면, 시험기간에는 주간으로 공부계획표를 세워서

본인이 세운 목표에 맞춰 어떻게 공부를 했는지 기록하고 보여주었다.) 등을 기록했다. 매달 이렇게 기록해서,

한 달이 끝날 즈음에 공부의 신 공식 사이트에 피드백 작성할 때 정리한 파일을 가연이에게도 전해주었다.


 가연이 역시 한 달 동안 우리가 어떤 내용으로 멘토링을 주고받았는지 돌아볼 수 있어서 좋아했고,

공부와 관련된 중요 포인트들이 표시되어 있어서 다시 읽어보며 되새김질 할 수 있어서 좋다고 했다.



 ‘멘토링’이라는 단어에 얽매이지 말기


 공부의 신 프로젝트는 매주 3시간 이상 멘토링 활동을 할 것을 권유했다.

처음에는 멘티인 가연이가 연락가능한 시간과, 멘토인 내가 연락 가능한 시간을 맞춰보고 특정 시간을 정해서

그 시간에만 멘토링을 진행했다. 그리고 멘토링 때마다 멘티인 가연이가 나누고 싶은 이야기,

궁금했던 것들과 관련된 것을 정리 해오면 그 때마다 특정한 주제를 정해서 멘토링을 진행했다.

 

 허나 중학교 2학년인 가연이가 공부나 입시에 대해서만 궁금해 할 리가 없었고,
금새 공부와 관련된 궁금증은 
바닥나버렸다. 그렇다고 모르는 문제를 매일 풀이해주는 것은 

‘과외’나 다름없다는 생각이 들었고, 가연이 역시 나와 동일한 생각이었다. 

곰곰이 생각해보니 이미 친언니 친동생처럼 친해버린 우리사이가

‘멘토링’이라는 글자에 얽매여 무엇인가를 진행하는 것이 과연 의미 있을까라는 생각이 스쳤다.


 특정한 시간에 멘토링하는 규칙을 ‘궁금한 점이 생긴다면 언제든 질문하는 것 완전 환영’,

‘자랑하고 싶은 것이나 일상에서 있었던 일들로 카톡방을 시끄럽게 만드는 것 또한 완전 환영’이라는 규칙으로 변경했다.

그렇다. 매일매일 친구들과 시도 때도 없이 카톡하고 전화하듯이, 가연이와 일상 얘기 자연스럽게 주고받으며

나름의 일상 멘토링을 추진해보기로 했다. 결과적으로 완전 성.공.적!
 

 평소에도 이런저런 다양한 활동하기를 좋아하고 관심사 또한 포괄적인 가연이에게,

대학생인 내가 서포터즈 및 기자단, 멘토링, 해외봉사활동, 어학연수, 해외여행 등의 일상 이야기들은 가

연이의 1순위 관심사가 되었다. 이런 얘기를 들려주는 나도 재밌고 가연이 또한 즐거워했다.

나 역시도 가연이가 문학기행을 가거나 여행을 간다거나, 친구들과 하고 노는 다양한 놀이문화들이

내가 중학생일 때와 비슷한 점 혹은 달라진 점을 발견하면서 신기하고 재밌었다.

 

 아주 일상적인 얘기를 나누는 것 같지만, 저런 활동들 속에서 공부와 관련된 이야기로 자연스럽게 이어지기도 하고,

서로 비슷한 경험들을 공유하면서 (가연이가 최근에 IT분야에 관심이 생겨서 가연이가 소속된 학교 교육청 내

영재시험을 본다고 했는데, 나 역시 중학생 때 음악영재 시험을 보고 합격한 경험이 있어 그 때 어떤 식으로

면접보고 시험 봤었는지 알려줄 수 있었다. 또한 현재 복수전공과목이 정보보호학이라서 관련된 대학 전공 지식들은

이런 것들이 있다고 시험기간에 전공공부를 하다가 관련 서적을 찍어서 보여주니 매우 신기해하고 새로워했다.)

더 가까워지는 것 같아 서로에게 도움 되었던 것 같다.



 TO. 이 글을 여기까지 읽어준 새로운 공신팸이 되실 분들께


 일방적으로 멘토로서 무언가를 알려주어야겠다는 압박감도 적지 않았던 첫 시작.

그리고 ‘멘토링’이라는 타이틀 아래 만났다보니, 공부 얘기로 6개월을 어떻게 버티나 라는 생각이 가장 먼저 들더군요.

사실 저도 욕심이 많은 성격이라 학교생활 이 외에 타 활동들을 참 많이 하는 편입니다.


 많은 대학생 분들은 잘 아시겠지만 얼굴, 소속 다 아는 대학생들끼리 만나서하는 프로젝트도 잘 끝낼 수 있을지

의문이 늘 드는데, 6개월 동안 얼굴도 모르고 한 번 만날 수 있을지에 대한 물음표를 늘 달고 살아야하는

공부의 신 프로젝트를 잘 끝마칠 수 있을지 제 자신에게 의문을 지울 수 없더군요.

허나 6개월이 지난 지금 제게 드는 생각은 딱 하나였습니다.


-하길 정말 잘했다.
 늘 우수사례에 나오는 말은 교과서 같고, 사탕발림 말처럼 느껴지죠.

그래서 저 한 마디 역시 그렇게 느껴지실지도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진심으로 저 말 한 마디로

이 활동을 정의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멘토와 멘티’ 수직관계에 놓여있는 것이 아닌, 동등한 선상에 서서

알게 모르게 서로에게 도움이 되는 것들이 참 많았습니다. 


 일상에 짓눌려서 잘 보지 못했던 것을 멘티인 가연이를 통해서 꽉 막힌 제 생각을 뚫을 수도 있었고, 

제가 늘 멘티에게 도움을 주는 역할만 하는 것이 아닌 힘들고 지칠 때 

가연이에게서 위로받거나 힘을 얻는 경우도 상당했습니다.

꼭 가시적으로 드러나는 공식과 여러 글자들로 범벅되어진 책만이 우리 삶에서 배움인 것은 아니잖아요? 
 

 멘토는 멘티에게 ‘페이스 메이커’같은 존재라고 생각합니다.

이미 우리가 먼저 다녀온 길 위에 이제 막 발걸음을 내딛는 멘티가 ‘끝까지 잘 완주할 수 있을까’라는

의문을 가질 때, ‘당연하지!’라고 외치고 손잡고 이끌어 줄 수 있는 존재가 바로 멘토라고 생각합니다.

 

 또한 그 과정에서 내가 아는 길로 가자고만 이끄는 것이 아닌, 때로는 새로운 길을 내보라고 권유하기도 하고,

잘 모른다면 이미 간 길은 어떠했다고 약간의 부연설명을 붙여주는 거죠. 그리고 나아가는 과정을 지켜보며

박수쳐주고 서로 으쌰으쌰하는 것이 멘토링 아닐까요. 생각보다 멘토님들 마음대로 되지 않을 때도 있을 수 있습니다.

 

 시행착오라고 생각하고 멘티의 말에 좀 더 귀 기울여 주신다면, 마지막에는 여러분들 머리보다

마음이 먼저 ‘우리였기에 가능했고, 함께였기에 더없이 의미 있었던 6개월’이었다고 기억할 것이라고 장담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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